입이 짧아 슬픈 짐승.

나를 아는 사람들은 입맛이 짧다고 하면, 반수은 끄덕이며 반쯤은 의심한다.

입이 짦으면 으레 마르고 앙상한, 성격 까칠한 어린이가 연상되서 그런지.....퍽 예민한 성정을 아는 사람들은 다들 수긍한다. 

난 기본적으로 잘 먹는다. 
요즘에야 살빼려고 안 먹고 혼자 자취하느라 식사 예절이 엉망이 됐지만.......
젓가락으로 음식을 뒤적이거나 밥 받아놓고 반찬투정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교육 탓에 어릴적에는 무조건 밥 한그릇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려고 했다. 더구나 유달리 고기반찬을 많이 하셨고 손도 크셨던 어머니는 식구들이 먹을 것에 부족함을 느끼게 하시는 일이 없었다. 소갈비를 먹다먹다 지쳐 못 먹은 어릴적 기억이 셀수도 없이 많을 정도였다.

 대학생때 고깃집에 가서 놀란 것은 1) 고기는 평균 1.5인분만 먹는다 2) 고기는 맛만 보고 밥과 찌개로 배를 채운다, 이 두 가지였다. 아니, 고기를 먹으러 와서 왜 밥을 한공기나 먹지????? 우리식구 기준에서는 고기가 주식이고 밥은 곁들이였다.  서양식의 스테이크와 빵 같은 느낌이라면 적절할게다.

그리고 생선. 
우리 집 기준에서는 생선도 주식이다. 생선구이나 생선탕은 간을 약하게 해서 담백한 맛으로 먹었다. 그렇게 먹으려면 생선이 싱싱해야 한다는 것을 역시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생태탕에 콩나물 쑥갓 고춧가루 미나리까지 넣으면 생선맛이 나나? 물 좋은 흰살생선은 무, 파, 미더덕, 아주 소량의 고춧가루만 넣고 끓여도 충분히 시원하다. 

구내식당의 생선구이는 퍼석거리고 비리기만 할뿐이지 생선 고유의 맛이 하나도 없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맛이 다르듯, 고등어와 청어와 꽁치도 맛이 다르다. 가자미와 임연수도 다르다. 친구들이 첫가락으로 생선을 손톱만큼 집어먹는 이유도 맛이 없어서였을게다. 

게다가 요즘 트렌드는 매운 음식이다. 김치도 맵고, 맵지 않은 음식조차 맵게 만들어 이슈를 일으킨다. 매운 음식은 안 좋아하는데다 음식 재료 맛은 다 사라지고 매운 느낌만 남는 음식은 먹고 싶지 않다. 더 싫은 건 터무니 없이 단 음식이다. 과자나 케익은 당연히달아야 한다. 그렇지만 호박죽은? 팥죽은? 호박과 팥은 원래 달다. 하지만 호박의 단맛과 팥의 단맛은 엄연히 다르다. 재료 고유의 맛은 사라지고 설탕을 넣어 달게만 만드는 음식들......먹기 싫다. 

이렇게 따져대니 늘 젓가락을 깨질대고, 가끔 어릴적 먹던 생고기구이나 생선회(이건 절대 양념을 안하니까)를 보면 빛의 속도로 흡입하는 나를 본 사람들은 맛있는것만 먹는 인간으로 안다. ㅡㅡ;;; 하지만 음식에 대한 원칙은 버릴수 없다. 여름에 젓갈넣은 김치를 내놓는 식당은 성의가 없는거고 베이컨 주면서 후춧가루 같이안주는 브런치집은 개념이 없는거다.

by PennyLane | 2012/01/30 22:05 | Lane`s daily life | 트랙백 | 덧글(1)

11/10/16

모닝콜.

아침에 전화를 걸어 누군가를 깨우는 것.

혼자 사는 사람이 아침에 늦게 일어날까봐, 혹은 깨워줄 가족이 있지만 깨워주지 않거나, 이도저도 아니지만 사랑의 증거라 믿기 때문에, 하루의 시작을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뒤의 두 가지 이유를 제외하면, 모닝콜이 필요한 사람은 싫다.

성인이 자신이 일어나야할 시간이 일어나지못하고 누군가에게 미룬다는게 싫다. 어렸을때 늦게 일어나 왜 안 깨웠느냐며 엄마한테 징징거리는 어린애들 같아서 싫다. 최악의 경우라면 일어나지도 못하고 모닝콜도 부탁하지 않는 경우지만......알람을 백개를 맞추든가 해서라도 자신의 일상에 책임을 져야지. 
그렇게 한번 전화해서 일어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수십번씩 일어났다고 하고 다시 자버리는 건 더 대책이 없다. 뭐 어쩌라고, 깨워줬는데도 안 일어나면 모닝콜은 왜 해달라는거지? 비싼 전화비 들여서, 소중한 시간 들이고 못 일어날까봐 노심초사하는 사람 입장은 생각해봤나? 최소한 성인이고, 학교에 가야하고 직장에 가야하는 입장이라면 일어나는 것쯤은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 원래 아침잠이 많다면 알람시계를 더 사면 되는거 아냐? 본인의 사회적 책임을 지는데 그런 비용은 전혀 아깝지 않아야 하는게 맞잖아.

by PennyLane | 2011/10/16 03:11 | Lane`s daily lif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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