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lantis

islamey.egloos.com

포토로그



강릉 Lane`s daily life


한때 같이 일했던 선배님을 뵈러 왔다. 미리 잡은 일정이었지만 미세먼지를 피해 도망간 셈이 되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흐렸다던데 거짓말처럼 반짝이는 바다와 그나마 숨통 트이는 하늘을 보게 되었다.

Ktx까지 타고 당일치기로 강릉에 밥 한끼 먹자고 오는 일정은 내가 생각해도 좀 뜬금없긴했다. 그래도 내가 가야 만나기 편한 사람이 있는데다 달리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컨디션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여전히 잠은 못 자고 약도 못 끊고 실적 압박은 들어오건만 하나도 불안하지 않은양 일부러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가며 시끌벅적하게 놀아도 통장잔고만 줄어들 뿐 여전히 달라지는 건 없었던 끝에 바다라도 보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강릉을 찾았다.

바닷가에 앉아 지난 이야기를 하다가 심심하겠지만 조용히 살기는 좋다며, 힘들면 자리 구해줄테니 내려오라는 말에 좀 흔들렸다. 그리고 어디라고 마냥 좋은 일만 있으랴만 빈말이라도 때려치우고 갈 곳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됐다.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동네에서 유유자적 일하며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을텐데. 그런데 그렇게 살려면 여태 이 고생을 왜 한거야???





선물, 오미야게 Lane`s daily life

해외여행이 그렇게 흔해진 요즘도 여행을 다녀와서 주변에 간단한 선물을 돌리곤 하는데, 아마도 일본의 오미야게 문화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서구권에서도 여행지 기념품 주고 받지만 일본에서처럼 의무에 가까운 관습으로 취급받지는 않으니까.
한국에서의 이 기념품 돌리기는 좀 애매한 상태가 아닐까 싶다. 정말 친한 사람들끼리 기꺼운 마음으로 주고받는 것 외엔 체면치레와 받아도 딱히 쓸데없는 물건 하나 늘어나는 정도랄까.
여름 휴가 다녀온 뒤에 부서 사람들이 다 같이 나눠먹을 대용량 면세점 초콜릿 몇개와 부장님 드릴 양주의 간극은 좀 크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잘 먹지도 않는 과자류는 ‘마음은 고맙지만 처치 곤란’ 이고 열쇠고리 같은 관광지 기념품은 정말 쓸데가 없다. 그러다보니 남들 선물 고를 때도 점점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된다.
적당한 관계의 여자들이라면 록시땅 핸드크림이나 립밤이라는 전가의 보도가 있으니 다행인데... 그렇다고 남발하기엔 무성의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녹차킷캣 홍콩에서 팬더쿠키 필리핀에서 건망고.... 는 가격이 뻔해서 주기도 민망한데다 애 키우는 집에 일본과자 주는게 좀 그렇다. 남들 먹는 것만 봐도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 해외든 국내든 주변에 말하고 다니지도 않고 아주 친한 사람들 외에는 선물 챙기지도 않아서 자런 고민은 일년에 한두번 할까말까지만. 요즘은 그 친한 사람들 선물조차 고민스럽다. 너무 비싼건 피차 부담스럽고 싼건 이런걸 선물이라고 주고 생색내냐고 까일거같고(...) 한국에서도 살 수 있는 건 기껏 해외까지 가서 사다주기싫고 먹을 것은 유통기한 긴 걸로 챙겨야하다보면 대략 멘붕... 가격대 고르는 것도 어려운데 내 기준에서 적정 가격이라고 판단했는데 상대방 기준에서는 완전 싸구려라면 그것대로 문제+남에게 주는 물건은 좋은 물건이어야 한다는 주의라서 뭐라는 사람도 없는데 늘 선물 고르는 건 내면의 전쟁이다.
안 주면 해결되는 문제인데 내가 그런 선물 주는 사람들은 평소에 받아먹은게 적지 않는 사람들이라 이 기회에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서 그렇다. 내가 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웬만한 선물은 다 고맙게 받고 넘어갈텐데, 그걸 알면서도 난 생각이 너무 많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