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Scientists Killed Humanists


 존 브록만 엮음

 /안인희 옮김 

 / 소소

 

 

 

 

 

제목만 봤을 때는 과학과 인문학과의 평화로운 만남을 예상했으나 이 책은 인문학을 담론하는 주체로서의 과학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The New Humanists, 이 책에서 주장하는 새로운 인문주의자는 르네상스기의 정통한 지식인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이, 과학적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학자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들은 과학의 힘을 낙관하며 과학이 인문학을 포용(제대로 표현하자면 흡수)하기를 원한다.

현재, 인문주의들의 과학에 대한 담론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전공학의 비약적 발전에 따른 배아복제, 줄기세포연구,  맞춤형 아기 등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거의 인문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이 책의 견해대로라면 이러한 비관적 인문주의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며, 우리는 낙관적 과학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문학적 토론의 주체는 이제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

좀더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그 학문 자체로의 생존력을 상실해 기술과학에 대한 비관적 트집잡기가 그 주된 일이 된 기존의 인문학은 갖다버리고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과학자들이 제기하는 낙관적인 논의를 새로운 인문학으로 정립하자는 말이다.

과거, 발터 벤야민 역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철학자들은 그들 스스로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위기를 과장하여 표현한다." 그렇지만 인류의 형이상학적 유산-예술, 종교, 철학-의 영역을 과학이 대신할 수 있을까?  미친듯 달려가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견제할 수 있는 인류의 정신적 유산이자 치열한 지적 투쟁의 결과물이 정말 사라져 버린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 것인가?  과거 히틀러와 우생학과 사회적 다윈주의 무기 또한 과학이었다. 인문학과 함께 지나간 역사로부터의 교훈까지 던져버릴 셈인가?

이 책의 엮은이인 존 브록만은 과학자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안타깝게도 인문학자로서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과학자로서도 함량미달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인지과학, 진화심리학, 로봇공학 등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알 수 있고 그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예들을 읽다보면 이래저래 상식도 길러진다. 음식의 진화론, 인간의 인지과정에 대한 견해처럼 그야말로 '흥미있게' 읽히는 토픽도 있고 '섬뜩할' 정도로 발전해 나갈 로봇공학의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는 책이 어디 그리 흔한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인 호모사피엔스는 비교적 쉽게 읽히고 2부와 3부에서 언급하는 기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웠다. 설마 물리학까지 공부해야하나......?

by PennyLane | 2007/01/11 06:08 | Talk about my book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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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xferre at 2007/01/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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